클라우드형 소프트웨어 등 활용
검측ㆍ품질ㆍ자재 등 서류 디지털화
공사 관리 업무단계ㆍ시간 50% 단축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도입 열풍
6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시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다. 당시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시공 과정을 확인하고 붕괴 위험을 차단해야 할 감리자의 감리 소홀 등 공사관리 부실이 지목됐다. 특히, 현장 감리자가 사용한 검측 체크리스트에는 세부공종이 빠져 있었고, 콘크리트 가벽과 지지대(동바리)에 대한 구조 안전성 여부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
화정동 사고 이후 씨엠엑스(대표 이기상)의 건설협업툴 ‘콘업’을 도입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아날로그 중심의 건설현장 관리방식에 혁신적인 ‘스마트 관리’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한라, 한양, CJ대한통운 건설부문 등 중견 건설사들이 콘업을 전사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태영건설과 동부건설 등도 건설현장에 콘업을 속속 적용하고 있다.
현장 검측은 시공자와 감리자의 협업이 필수인데, 건설현장에서 법적으로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검측ㆍ품질ㆍ자재 등 수많은 관련 서류가 여전히 수기식으로 작성됨에 따라 시간이 지연되고, 현장 검측에 소홀한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콘업은 클라우드형 소프트웨어(SaaS),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한 스마트 검측 앱으로 2020년 개발됐다. 공사현장의 사진 및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고, PDF파일로 풀세트 도면을 올려 시공 위치를 표시해 협업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공사 일지, 품질 관리, 자재 검사 등 공사 관련 서류를 디지털화하고 공종별 체크리스트도 시공자와 감리자가 실시간 작성ㆍ서명할 수 있다.
이기상 씨엠엑스 대표는 “이런 사고는 제도나 규제 강화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실제 업무를 쉽고 빠르게 해야 정확도와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건설산업이 디지털 전환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콘업이 유용한 툴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씨엠엑스에 따르면 콘업을 공사현장에 도입한 결과 업무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020년 6∼12월까지 6개월간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 3개 현장에 콘업을 적용한 결과, 건축공사 관리 업무단계 및 시간이 50%가량 단축됐다.
이 대표는 “건설사 자체적으로 스마트관리 앱을 만드는 경우 외부인과의 공유가 어려운 반면 콘업은 이미 많은 건설사들이 쓰고 있다는 점에서 범용성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메신저 기능을 추가해 건설현장 협업툴로서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콘업을 비롯해 씨엠엑스가 2016년 출시한 스마트감리 앱 ‘아키엠’을 이용하는 회사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1만2997개, 사용 건설현장 수는 2만3189곳이다. 이 대표는 올해 콘업을 이용하는 중대형 건설사 수를 100개, 적용 건설현장 수를 1000개 정도 늘릴 계획이다. 연간 매출액 목표는 6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씨엠엑스는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된 건축물의 생애주기(PLM) 유지관리 앱 ‘펀치리스트’도 내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건물을 짓는데 걸리는 시간은 2~3년이면 충분하지만, 유지 기간은 30~40년으로 길기 때문에 선진국으로 갈수록 건물의 유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콘업과 아키엠을 통해 시공 단계부터 보유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설물의 노후도, 결함상태 등을 분석하고 이상징후 예보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기자 kms@
Comentar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