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보고서]고정된 금액, 흔들리는 현장총액도급은 왜 매번 공사비 분쟁으로 끝나는가, 그리고 실비정산은 왜 그 대안이 되지 못했는가
- cmxblog
- 12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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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같은 도면을 두고 왜 서로 다른 금액을 부르는가
2. 숫자가 말하는 진실 — 총액도급의 점유율과 분쟁의 무게
3. 왜 고정금액은 흔들리는가 — 총액도급의 구조적 균열
4. 실비정산은 왜 한국에서 자리잡지 못했는가
5. 답은 계약서가 아니라 현장에 있다 — 기록의 재발견
6. 종이 체크리스트에서 모바일 AI로 — 패러다임의 전환
7. 마지막으로 던지는 질문
1. 같은 도면을 두고 왜 서로 다른 금액을 부르는가
계약서의 금액은 하나다. 그런데 정산서의 금액은 둘이다.
건설분쟁 법정에 서 본 사람은 안다. 발주자와 시공사가 같은 도면, 같은 계약서, 같은 현장을 두고 전혀 다른 숫자를 들고 나온다. 한쪽은 “계약금액 그대로다”라고 말하고, 다른 쪽은 “수억 원을 더 받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둘 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둘 다 같은 계약을 보고 있을 뿐이다. 그 계약의 이름이 총액도급이다.
총액도급은 가장 흔한 계약이다. 그리고 가장 흔한 분쟁의 진원지다. 이 글은 그 모순을 정면으로 다룬다. 왜 금액을 고정했는데 금액 다툼이 끊이지 않는가. 왜 그 대안으로 거론되는 실비정산은 한국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했는가. 그리고 계약 방식을 바꾸는 것이 답이 아니라면, 무엇이 진짜 답인가.
결론부터 말한다. 답은 계약서에 있지 않다. 답은 현장의 기록에 있다. 그리고 그 기록을 누가 더 정확하게, 더 빠르게, 더 다툼 없이 남기느냐가 분쟁의 승패를 가른다.
2. 숫자가 말하는 진실 — 총액도급의 점유율과 분쟁의 무게
한국 건축공사의 공사대금 산정 방식은 크게 넷으로 나뉜다. 총액계약, 단가계약, 실비정산계약, 총액단가계약이다. 이 중 민간 건축공사의 압도적 다수가 총액계약이다. 발주자는 설계도서를 주고, 시공사는 그 전체에 대해 하나의 금액을 적어낸다. 세부 항목별 금액 산정 없이 총액으로 일괄 계약하는 방식이다.
발주자에게 총액도급은 매력적이다. 공사관리가 간명하고, 공사비가 늘어날 위험을 시공사에 넘길 수 있다. 실제 공사비가 계약금액을 넘어도 발주자는 더 내지 않고, 모자라면 그 차액은 전부 시공사의 이익이 된다. 위험을 한쪽에 몰아주는 구조다. 바로 그 구조가 분쟁의 씨앗이다.
그러나 분쟁의 원인은 다른 곳에서 자란다. 건설공사의 분쟁에서 가장 자주 지목되는 주된 원인 하나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가, 그리고 그로 인한 시공사의 추가공사비 청구라는 점은 학계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설계변경은 건설현장의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다. 건설은 다른 산업과 달리 하나의 목적물을 만드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최초 계획 당시의 환경과 진행 중의 환경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 표 1. 4대 공사대금 산정 방식의 위험 배분 구조
계약 방식 | 공사비 위험 부담 | 발주자 관리 부담 | 분쟁 빈발 지점 |
총액도급 | 시공사 집중 | 낮음 | 설계변경·추가공사 정산 |
단가계약 | 분담 | 중간 | 수량 검측·물량 확정 |
실비정산 | 발주자 집중 | 매우 높음 | 원가 입증·실비 투명성 |
총액단가 | 분담 | 중간 | 단가 적용·증감 정산 |
이 표가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위험을 한쪽에 몰면 그 한쪽은 반드시 빠져나갈 명분을 찾는다. 총액도급에서 시공사가 찾는 명분이 바로 “이건 계약에 없던 추가공사다”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그 주장이 법정으로 가면, 판단의 기준은 단 하나로 좁혀진다. 그게 정말 계약 범위 밖이었는가, 아니었는가.
3. 왜 고정금액은 흔들리는가 — 총액도급의 구조적 균열
총액도급은 금액을 고정한다. 그러나 현장은 고정되지 않는다.
균열 하나 — 계약금액은 닫혀 있고, 설계변경은 열려 있다
총액도급의 본질은 “전체에 대해 하나의 금액”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총액도급 계약서에는 설계변경 시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간다. 닫힌 금액과 열린 조정 조항이 한 계약서 안에 공존한다. 이 둘은 서로를 부정한다. 법원은 이 모순을 이렇게 정리해 왔다. 설계변경에도 불구하고 금액이 절대적으로 고정된 ‘강한 의미의 총액계약’이 아니라, 설계변경 사유에 따른 조정을 예정한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즉 총액도급은 처음부터 완전히 닫힌 계약이 아니었다.

균열 둘 — 증액 조항이 있다고 추가공사비가 나오지는 않는다
시공사가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여기다. “계약서에 설계변경 증액 조항이 있으니 당연히 추가공사비를 받는다”라고 믿는다. 법원의 판단은 정반대에 가깝다. 총액계약에서 수급인의 추가공사대금 채권이 인정되려면, 계약 물량과 실제 시공 물량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설계변경 공사를 당초 도급에 포함되지 않는 추가공사로 시행하고, 그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 개략적이고 묵시적인 수준에서라도 — 당사자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증액 조항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그런 별도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겁다. 시공사는 추가로 일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일을 추가공사로 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까지 입증해야 한다. 합의는 말로 사라진다. 남는 것은 기록뿐이다.

균열 셋 — 총액이냐 단가냐, 그 경계조차 다툼이 된다
더 근본적인 균열도 있다. 같은 계약서를 두고 ‘총액계약’인지 ‘단가계약’인지부터 다툰다. 대법원은 한 사건에서, 당사자가 전체 공사대금만 정했을 뿐 개별 공정·항목 단가로 대금을 산정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적지 않았다면, 첨부된 내역서에 수량과 단가가 있더라도 그것이 총액을 정하기 위한 참고자료인지 나중에 정산하기 위한 단가인지 불분명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기성 청구 때 항목별 수량 자료를 제시했는지, 상대방이 물량 자료를 요구하거나 검측을 했는지 — 이행 과정의 태도를 근거로 총액계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핵심은 마지막 문장이다. 계약의 성격조차 ‘현장에서 당사자가 어떻게 행동했는가’로 판가름 난다. 검측을 했는가. 물량 자료를 주고받았는가. 그 행동의 흔적이 곧 증거다. 흔적이 없으면, 가장 불리한 해석을 감수
해야 한다.
계약서는 분쟁을 막지 못한다. 분쟁을 판단하는 자료는 늘 현장에 있다.

4. 실비정산은 왜 한국에서 자리잡지 못했는가
총액도급이 이렇게 분쟁을 부른다면, 대안은 없는가. 가장 자주 거론되는 것이 실비정산계약이다. 영어로 Cost Plus, 원가에 보수를 더하는 방식이다. 시공사는 실제 투입한 원가를 정산받고, 그 위에 약정한 보수(Fee)를 받는다. 발주자가 위험을 떠안는 대신, 시공사는 원가를 부풀릴 이유도, 부실하게 지을 이유도 줄어든다. 이론상으로는 우아한 해법이다.
실제 조선·해양플랜트 업계는 한때 럼섬턴키의 손실을 견디다 못해 코스트플러스피로 계약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추가 비용이 나도 발주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이론이 현실에서 작동한 사례다. 그런데 일반 건축·토목 현장에서 실비정산은 좀처럼 표준이 되지 못했다. 왜인가.
이유 하나 — 발주자가 감당해야 할 관리 역량이 너무 크다
실비정산의 최종 공사비는 공사가 끝나야만 확정된다. 그 사이 직접공사비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견과 클레임이 발생한다. 이 위험을 통제하려면 발주자에게 높은 수준의 건설사업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투입된 인력·자재·장비가 정말 이 현장에 쓰였는지, 단가가 적정한지를 발주자가 직접 들여다봐야 한다. 그 역량이 없는 발주자에게 실비정산은 ‘밑 빠진 독’이 된다.
이유 둘 — 투명성이 무너지면 신뢰가 무너진다
실비정산은 원가의 투명성과 낙찰자 결정의 공정성 문제 때문에, 발주자와 시공자 사이에 신뢰가 구축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이 말을 뒤집으면 이렇다. 신뢰가 없으면 실비정산은 작동하지 않는다. 시공사가 “이게 진짜 들어간 원가다”라고 내미는 영수증을, 발주자가 믿지 못하는 순간 계약은 분쟁으로 직행한다. 시공사는 원가를 절감할 동기를 잃고, 발주자의 부담은 오히려 더 커질 위험도 있다.
■ 표 2. 실비정산이 한국 현장에 정착하지 못한 4대 장벽
장벽 | 내용 | 결과 |
관리 역량 | 발주자의 CM·원가 검증 역량 부족 | 정산 통제 불능 |
투명성 | 원가·실비 입증 자료의 신뢰 부재 | 이견·클레임 폭증 |
확정 지연 | 공사 완료 후에야 금액 확정 | 사업비 예측 불가 |
신뢰 전제 | 상호 신뢰 구축된 경우만 적용 가능 | 범용 표준화 실패 |
정리하면 이렇다. 실비정산은 계약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입증 인프라’의 문제로 좌초했다. 발주자가 시공사의 원가를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쌓이지 않으면, 아무리 정교한 계약 조항도 종이 위의 약속에 그친다. 여기서 결정적 통찰이 나온다. 총액도급의 분쟁도, 실비정산의 실패도, 뿌리는 하나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다툼 없이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
계약 방식을 바꾸는 것은 답이 아니다. 어느 방식이든 무너지는 지점이 같기 때문이다.
5. 답은 계약서가 아니라 현장에 있다 — 기록의 재발견
지금까지의 논의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다. 총액도급은 ‘추가공사 합의가 있었는가’를 입증하지 못해 무너지고, 실비정산은 ‘투입 원가가 진실한가’를 입증하지 못해 무너진다. 두 실패는 같은 결핍을 가리킨다. 입증의 부재다. 우리는 이것을 ‘입증의 부재’라고 부르자. 한국 건설 분쟁의 진짜 병명이다.
입증의 부재가 쌓이면 ‘신뢰 부채’가 된다. 갚지 못한 신뢰는 이자를 붙여 분쟁으로 돌아온다. 시공사는 “분명히 추가로 했다”고 하고, 발주자는 “계약 범위였다”고 한다. 둘 다 기억에 의존한다. 기억은 법정에서 증거가 되지 못한다. 검측 기록, 작업 지시, 협의 내용, 사진과 일자 — 이 흔적들이 있어야 비로소 다툼은 판단 가능한 사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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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적 대응 — 계약서에 ‘기록 의무’를 새겨라
계약 단계에서 설계변경·추가공사 발생 시 서면 협의와 검측 기록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둬야 한다. 증액 조항만으로는 추가공사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안다면, 시공사는 계약서에 ‘추가공사 지시·합의는 서면 또는 디지털 기록으로 남긴다’는 절차를 반드시 박아야 한다. 발주자도 마찬가지다. 묵시적 합의로 끌려가지 않으려면 거절 의사 역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조직적 대응 — 기록을 ‘나중에’ 하지 않는 문화
현장의 진실은 단순하다. 기록은 항상 나중으로 밀린다. 공정에 쫓기는 현장 기사는 오늘 검측한 내용을 ‘퇴근 후에’, ‘주말에’ 정리하려 한다. 그 사이 기억은 마모되고, 사진은 어느 폴더에 묻히고, 작업 지시는 카톡 어딘가로 흩어진다. 분쟁이 터진 2년 뒤, 그 흩어진 조각을 다시 모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기록은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끝나야 한다.
6. 종이 체크리스트에서 모바일 AI로 — 패러다임의 전환
55층 현장의 품질 담당자는 오늘도 종이 체크리스트를 들고 계단을 오른다.

이 장면이 한국 건설 기록의 현주소다. 손에는 종이 점검표, 주머니에는 휴대폰, 머릿속에는 ‘나중에 정리할’ 항목들. 검측을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오면 종이를 다시 엑셀에 옮겨 적고, 사진은 따로 폴더에 넣는다. 이 과정에서 기록의 절반이 새어 나간다. 날짜가 빠지고, 위치가 모호해지고, 누가 지시했는지가 사라진다. 분쟁의 자료가 되어야 할 기록이, 분쟁의 빌미가 된다.
이제 장면을 바꿔 보자. 같은 담당자가 스마트폰을 든다. 검측 항목을 그 자리에서 체크하면 위치 좌표, 시각, 작업자, 협력사가 자동으로 함께 기록된다. 사진을 찍으면 해당 검측 항목에 즉시 매달린다. AI가 촬영된 이미지를 분석해 균열·결함을 1차로 짚어내고, 누락된 검측 항목을 알림으로 띄운다. 설계변경이 발생하면 그 지시와 협의가 타임스탬프와 함께 남는다. 종이 위의 체크 마크가, 스마트폰 위의 검증 가능한 데이터로 바뀐다.
이것은 공상이 아니다. 이미 대형 건설사들은 모바일·웹으로 실시간 품질관리가 가능한 통합 검측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휴대폰만 있으면 공정별 협력사 식별, 현황 확인, 검사 자동 알림, 하자관리가 가능한 구조다. 정부도 2026년 스마트건설 챌린지와 기술실증 지원사업을 통해 AI 기록관리·실내 측위·통합관제 분야의 현장 적용을 밀고 있다. 흐름은 분명하다. 문제는 ‘대형사만’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진짜 기회가 있다. 대형사는 자체 시스템을 갖췄지만, 중소 건설현장과 감리·감정 실무는 여전히 종이와 엑셀에 묶여 있다. 기술 격차가 오히려 원·하도급 간 불균형을 키운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즉, 현장 기사·검측 담당자·감리자가 누구나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즉시 기록하고, AI가 그 기록을 정리·검증해 주는 ‘모바일 우선’ 도구의 공백이 크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 표 3. 현장 기록 — 아날로그 방식과 모바일 AI 방식의 비교
항목 | 기존(아날로그) | 모바일 AI | 기대 효과 |
검측 기록 | 종이 점검표 수기 | 현장 즉시 디지털 입력 | 누락·오기 차단 |
증빙 사진 | 별도 폴더 보관 | 항목에 자동 연결 | 사진-항목 일치 |
일시·위치 | 기억·수기 의존 | GPS·타임스탬프 자동 | 분쟁시 결정적 증거 |
설계변경 합의 | 구두·카톡 산재 | 지시·협의 기록 보존 | 추가공사비 입증 |
하자·결함 | 육안 점검 | AI 영상 1차 탐지 | 조기 발견·기록화 |
표가 보여주는 핵심은 마지막 열에 있다. 모바일 AI 기록은 단순히 ‘편하다’가 아니다. 그것은 분쟁 자료를 자동으로 생산한다. 추가공사를 했다는 사실과 그것을 지시·합의했다는 사실이, 별도의 노력 없이 그 순간 기록된다. 총액도급의 가장 약한 고리였던 ‘합의 입증’이 메워진다. 실비정산의 가장 약한 고리였던 ‘원가 투명성’도, 투입 자원이 실시간으로 현장에 귀속되어 기록되면 함께 메워진다. 같은 기술이 두 계약 방식의 결함을 동시에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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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맵 — 언제 시작할 것인가, 지금이다
■ 표 4. 모바일 AI 현장기록 도입 로드맵
단계 | 기간 | 핵심 과제 |
1단계 | 도입 즉시 | 검측·사진·일자 디지털화, 종이 폐기 |
2단계 | 3–6개월 | 설계변경·협의 기록 의무화, 계약서 반영 |
3단계 | 6–12개월 | AI 결함 탐지·검측 누락 알림 연동 |
4단계 | 1년 이후 | 축적 데이터로 분쟁 예측·원가 검증 고도화 |
7. 마지막으로 던지는 질문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같은 도면을 두고 왜 서로 다른 금액을 부르는가. 이제 답할 수 있다. 계약 방식이 잘못돼서가 아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다툼 없이 증명할 자료가 현장에 없기 때문이다. 총액도급을 단가계약으로 바꿔도, 실비정산으로 갈아타도, 이 결핍이 남아 있는 한 분쟁은 형태만 바꿔 되돌아온다.
그러니 바꿔야 할 것은 계약서의 종류가 아니라 현장의 기록 방식이다. 종이를 버리고, 기억을 믿지 말고, 그 순간 그 자리에서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남겨야 한다. 모바일과 AI는 그 일을 사람보다 정확하게, 빠르게, 빠짐없이 해낸다. 분쟁이 터진 뒤에 자료를 모으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자료가 먼저 쌓이고, 분쟁이 그 앞에서 멈추는 시대가 와야 한다.
건설 분쟁 감정인으로서 수많은 사건을 들여다보며 확인한 사실은 단순하다. 이기는 쪽은 더 좋은 변론을 한 쪽이 아니라, 더 정확한 기록을 가진 쪽이다. 기록은 변호하지 않는다. 기록은 증명한다.

계약은 약속이다. 기록은 증거다. 분쟁은 약속이 아니라 증거 앞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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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7다3024 판결 (총액계약·단가계약 구별 기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65601 판결 (완화된 의미의 총액계약)
·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가합32742 판결 (총액계약 추가공사대금 인정 요건)
· 주성진, 「민간건설공사 설계변경 제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건설법무 제10권 1호, 2024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방식의 해외 사례 및 시사점」, 2016
· 한양대학교, 「Cost Plus Fee 방식 공사의 정산개선에 관한 연구」
· 「건축공사도급계약을 둘러싼 분쟁 해결방안」, 월간 건축사지, 2025. 3.
· 대한건설경제·이투데이·매일일보 등, 2026 스마트건설 챌린지·국토교통기술대전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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