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알고 있었다, 다만 말하지 못했을 뿐
- cmxblog
-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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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지키다 유명을 달리한 기술자들의 명복을 빌며

시공 기술사에게 '설명 의무(Duty to Explain)'를 — 침묵을 깨는 법공학적 제언
전문직은 지식을 독점한 집단이 아니다. 진짜 전문성은 다른 데 있다. 어려운 지식을 사회의 언어로 번역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것을 투명하게 설명할 책임, 즉 설명 의무(Duty to Explain)를 다하는 데 있다.
오늘의 주제는 하나다.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핵심 두뇌, 건축·토목 시공 기술사에게 '설명 의무'가 필요한 이유다. 건설법공학(Forensic Engineering)의 눈으로 보면 답은 분명하다. 이것은 규제가 아니다. 기술사의 새로운 업역을 만들고, 건설 분쟁을 뿌리째 줄이는 열쇠다.
2026년 봄, 우리는 두 장면을 보았다. GTX 삼성역의 빈 기둥, 그리고 무너진 서소문고가. 둘 다 기술자라면 가슴을 쳤다. 이 칼럼은 그 장면에서 시작한다.
Ⅰ. 서론: 정보 비대칭의 시대, 왜 '설명'이 전문성의 척도인가?

병원에 가면 의사의 설명을 듣는다. 약국에 가면 약사의 복약지도를 듣는다. 우리는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누린다. 의사의 수술 전 설명 의무와 약사의 복약지도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대표적 장치다. 의료의 본질은 처방 그 자체가 아니다. 환자가 부작용과 기대효과를 알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 설명 의무가 환자의 알 권리를 지킨다. 동시에 의료인의 행위를 사회적으로 정당화하고 공인한다. 강력한 제도적 기반이다.
건설산업도 다르지 않다. 아니, 더하다. 이곳에는 극심한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이 존재한다.
건축주는 모른다. 복잡한 구조 계산, 지반의 성질, 고도화된 시공 기술, 공사비의 구성, 준공 후 유지관리 비용의 상관관계. 이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하는 발주자는 없다.
그런데 건설은 거대한 투자다.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이 들어간다. 기술적 판단 하나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른다. 사람의 목숨까지 가른다. 그럼에도 우리 현실은 어떤가. 최고 전문가인 기술사가 건축주에게, 그리고 그 시설을 쓰는 시민에게 직접 리스크를 설명하는 제도가 없다. 전무하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우리 건설산업이 아직도 '공급자 중심 구조'에 갇혀 있다는 증거다.
Ⅱ. 해외 사례: 일본의 설명 의무 제도가 주는 시사점
이웃 일본을 보자. 시사점이 크다. 일본은 건설업법과 건축사법을 고쳤다. 전문가의 '중요사항 설명 제도'를 강력하게 제도화했다.

1. 건축주의 자기결정권 보장
일본의 건축사는 반드시 설명한다. 설계와 감리는 물론, 계약 단계에서도 주요 기술적·경제적 사항을 건축주에게 고지한다. 이것은 서류 통과 절차가 아니다. 건축주가 자기가 투자하는 프로젝트의 본질을 알고 결정하게 만드는 자기결정권 장치다.
2.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IT 중요사항 설명'
일본은 한발 더 나갔다. 화상 회의를 활용한 '전자적 중요사항 설명 제도(IT 중설)'를 도입했다.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디지털 환경에서도 전문가의 설명 책임은 그대로 유지된다. 제도가 진화한 것이다.
3. 분쟁 예방과 법공학적 가치
결과는 분명했다. 설계 의도와 복잡한 공사 조건에 대한 발주자의 이해도가 크게 올라갔다. 그러자 클레임과 법적 분쟁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핵심은 여기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사전에 기록된 설명 자료는, 훗날 분쟁이 터졌을 때 책임 소재를 가르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 설명은 매몰 비용이 아니다. 신뢰와 안전망을 짓는 최고의 투자다.
Ⅲ. 국내 건축·토목 시공 기술사의 현주소
그렇다면 우리 현장의 기술사는 어디에 있는가?
기술사는 프로젝트의 핵심 브레인이다.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다음의 막중한 일이 모두 기술사의 손을 거친다.

● 주요 수행 업무: 특수 가설구조물 안전성 검토, 초고층 건축물의 구조 역학적 분석, 대심도 굴착 시 지반 안정성 평가, 공정 최적화 및 시공성(Constructability) 검토 등
스마트건설, BIM(건설정보모델링), 디지털 트윈. 첨단 기술이 현장에 들어오면서 기술사의 전문성은 더 빛난다. 그런데 안타깝다. 이 훌륭한 검토 결과는 대부분 시공사나 설계사 '내부의 서랍' 속에 갇혀 있다.
건축주에게 기술사는 '보이지 않는 유령'이다. 수백억짜리 건물을 지으면서도 현장을 책임진 기술사의 이름조차 모른다. 흔한 일이다. 기술사가 밤을 새워 쓴 보고서는 결재 서류로 끝난다. 정작 리스크를 떠안는 최종 결정권자, 건축주에게는 전달되지 않는다. 설명되지 않는다.
결과는 뻔하다. 기술사의 압도적 전문성이 정당한 사회적 가치로, 독립된 컨설팅 시장으로 바뀌지 못한다. 이유는 역량 부족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설명하고 소통할 기회'를 막아 놓은 낡은 제도, 그 하나 때문이다.
Ⅳ. 건설법공학(Forensic Engineering) 관점에서 본 설명 의무
건설법공학(Forensic Engineering)은 건설 사고와 하자의 원인을 과학적·법률적으로 규명하는 학문이다. 수많은 분쟁을 이 눈으로 들여다보면 놀라운 사실이 보인다. 분쟁의 뿌리는 '물리적 하자'가 아니다. '기대 수준의 차이(Expectation Gap)'다. 이쪽이 훨씬 많다.
정보 전달 실패(Communication Failure)의 비극
법공학은 이것을 분명히 규정한다. '정보 전달 실패'다.
예를 들어 보자. 특정 지반에서 불가피한 미세 침하. 건조 수축에 따른 표면 균열의 한계. 현장 여건에 따른 공법 변경과 그에 따르는 공사비 증액. 이런 것들이 있다.
이것을 착공 전이나 설계 변경 단계에서 건축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는가. 건축주는 완공 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기술적 현상마저 '부실시공'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
사후적 책임 추궁에서 '사전적 예방'으로
반대로 생각해 보자. 사전에 기술사의 위험성 브리핑과 고지가 있었고 그 기록이 남아 있다면? 소모적인 소송과 감정 싸움의 90% 이상은 막을 수 있다.
안전공학은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철저한 예방 계획을 세운다. 설명 의무도 똑같다. 분쟁이 터진 뒤 잘잘못을 따지는 피곤한 '사후적 접근'이 아니다. 분쟁의 씨앗을 미리 없애는 강력한 '사전적·예방적 접근'이다.
Ⅴ. 2026년 봄, 우리가 목격한 두 장면
이론은 잠시 접자. 현실을 보자. 2026년 봄, 두 장면이 있었다. 기술자라면 두 번 가슴을 쳤다. 한 번은 분노로, 한 번은 슬픔으로.

장면 1 — GTX 삼성역, 철근은 처음부터 없었다
2026년 5월, GTX-A 삼성역 지하 5층 환승센터. 기둥의 주근이 절반 가까이 비어 있었다. 80개 기둥 중 일부는 주근을 두 줄로 넣어야 하는데 한 줄만 들어가 있었다.
더 충격적인 사실. 시공 중에 철근을 빠뜨린 게 아니었다. 현대건설이 도면을 잘못 읽어 주근 약 178톤을 애초에 발주조차 하지 않았다. 철근은 현장에서 사라진 게 아니다. 책상 위 도면에서 사라졌다.
그다음이 진짜 문제다. 감리는 '합격' 도장을 찍었다. 서울시는 작년 11월에 통보를 받고도 넉 달이 넘도록 묻어 두었다가 올 4월에야 국토부에 보고했다. 만약 끝까지 덮였다면? 열차 진동이 큰 지하 5층 환승센터다. 삼풍을 넘는 참사가 될 수도 있었다.
철근 누락 자체부터가 중대한 본질 문제다. 도면을 잘못 읽어 178톤을 발주조차 하지 않은 오류가, 설계·발주·시공·감리 그 어느 단계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한 사람의 실수가 아니다. 거르는 장치가 통째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독립 기술사의 시공성 검토와 발주자 직접 브리핑이 의무였다면, 이 오류는 콘크리트를 붓기 전에 드러났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설령 시공까지 갔더라도, 설명 의무가 있었다면 넉 달의 은폐는 불가능했다. 발주자와 시민에게 직접 고지할 책임을 진 사람이 있었다면, 누락은 단 며칠도 서랍 속에 머물지 못한다. 알게 된 그 순간, 말해야 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명 의무는 두 곳을 동시에 친다. 오류의 발생, 그리고 오류의 은폐. 누락을 막고, 침묵을 막는다.
기술사가 보면 무엇이 아픈가. 철근이 빠졌다는 사실은 도면에 다 있었다. 자재 명세서에도 있었다. 누군가는 알았다. 그런데 그 앎이 발주자에게도, 시민에게도 가닿지 않았다. 기술은 알고 있었다. 다만 말해지지 않았다. 이것이 핵심이다.

장면 2 — 서소문고가, 위험을 진단하던 기술사가 스러지다
2026년 5월 26일 오후, 철거 작업이 진행되던 서소문고가도로의 상판과 거더가 무너졌다. 세 사람이 숨졌다. 그중 한 명은 외부에서 초빙된 토목 구조기술사였다. 위험을 진단하러 간 전문가가, 그 위험에 목숨을 잃었다.
고인들의 죽음 앞에 함부로 말을 얹지 않는다. 다만 제도가 던지는 질문은 남는다. 그 고가는 이미 D등급을 받고도 철거 대신 보수와 중량 제한으로 버텨 온 구조물이었다. 2021년 바닥판 탈락, 2024년 콘크리트 탈락과 보 강선 파손. 경고는 한 번이 아니었다. 여러 번이었다.
기술사가 보면 무엇이 아픈가. 전문가의 진단이 '참고 의견'이 아니라 '구속력 있는 결정'이었다면. 위험을 말한 사람에게 작업을 멈출 권한이 있었다면. 장면은 달랐을지 모른다. 기술자의 목소리에 권한이 없으면, 그 목소리는 사고 조사 보고서에서야 인용된다. 너무 늦게.

Ⅵ. 발상의 전환: '내부 검토'에서 '독립적 설명'으로
두 사건의 공통점은 하나다. 단 하나다. 기술적 진실은 이미 존재했다. 그러나 그 진실이 결정권자에게, 그리고 위험을 떠안는 사람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여기서 발상을 뒤집어야 한다. 천재적 전환이란 어려운 답을 찾는 게 아니다. 질문을 바꾸는 것이다. 위대한 해법은 늘 질문의 전환에서 나왔다.
낡은 질문: "어떻게 하면 더 잘 검토할 것인가." 틀렸다. 검토는 이미 충분했다. GTX의 도면에도, 서소문의 등급표에도 답은 적혀 있었다. 검토가 부족해서 사고가 난 게 아니다.
새로운 질문: "그 검토 결과를, 누가, 누구에게, 어떤 권한으로 말하게 할 것인가." 문제는 분석이 아니라 전달이다. 두뇌가 아니라 입과 권한이다.
이 전환을 세 개의 축으로 정리한다.
발상의 전환 ① 검토를 '서류'가 아니라 '제품'으로. 기술 검토 보고서는 결재용 서류가 아니다. 발주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산출물이다. 서랍이 아니라 책상 위로 올려야 한다. 설명되지 않는 검토는 존재하지 않는 검토다.
발상의 전환 ② 책임을 '사후'가 아니라 '사전'으로. 사고가 난 뒤 누구 탓인지 따지는 데 모든 에너지를 쓴다. 거꾸로 가야 한다. 사고가 나기 전에 멈출 권한을 기술사에게 줘야 한다. 사후 책임은 비싸고, 사전 권한은 싸다.
발상의 전환 ③ '침묵의 비용'을 계상하라. GTX의 넉 달 침묵, 서소문의 여러 해. 침묵에는 값이 있다. 회계장부에 안 적힐 뿐이다. 그리고 그 값은 늘 가장 약한 사람이 치른다. 시민이 치르고, 현장의 기술자가 치른다.
결국 설명 의무는 이 발상의 전환을 제도로 박아 넣는 장치다. 철근을 한 번 더 세라는 규정이 아니다. 침묵을 깨고 말할 권한과 책임을, 기술사에게 동시에 부여하는 선언이다. 천재적 발상은 멀리 있지 않다. 알고 있는 사람이, 말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뿐이다.
Ⅶ. 설명 의무 도입: 기술사 업역 확장의 신호탄
많은 이가 오해한다. '설명 의무'를 업무 가중으로, 규제로 본다. 틀렸다. 이 제도의 가장 위대한 가치는 따로 있다. '새로운 독립 업역(Business Domain)의 창출'이다.
지금 대다수 시공 기술사는 대형 시공사나 설계사, 감리사 안에 속해 있다. 하도급 구조에 묶여 있다. 그래서 말할 수 없다. 회사가 침묵하면 기술자도 침묵한다. 그러나 설명 의무가 법이 되면 판이 바뀐다. 기술사는 기업의 울타리를 넘는다. 건축주를 직접 마주하는 '독립적 최고 기술 자문역'으로 다시 태어난다.
기술사는 이제 다음의 새로운 B2C·B2B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내놓을 수 있다.
신규 제안 서비스 영역 | 상세 내용 |
공법 비교 및 선택 자문 | 건축주의 예산과 목적에 맞는 최적의 시공 공법 비교 분석 및 브리핑 |
기술 리스크 브리핑 | 현장 지반 및 환경 조건에 따른 잠재적 시공 리스크 사전 고지 |
공사비 적정성 검토 | VE(Value Engineering) 측면에서의 공사비 절감 요소 및 적정성 설명 |
유지관리 전략 설명 | 준공 후 생애주기비용(LCC) 절감을 위한 유지관리 매뉴얼 직접 설명 |
설계 검증 및 시공성 검토 | 설계도서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시공 기술사의 눈으로 검증 및 설명 |
분쟁 예방 기술 컨설팅 | 클레임 발생 소지가 있는 구간에 대한 사전 기술 확보 및 발주자 동의 확보 |
이 변화가 기술사를 바꾼다. 도면과 숫자에 파묻힌 기술 지원 인력에서, 건축주의 자산 가치를 지키고 키우는 '최고의 기술 파트너(Technical Partner)'로 끌어올린다.
Ⅷ. 실질적 변화를 위한 5대 정책 제언
비전을 현실로 만들려면 행동이 필요하다. 정부와 협회, 업계가 함께 추진할 다섯 가지를 제언한다.
1. 일정 규모 이상 공사의 '기술사 직접 브리핑 제도' 도입
다중이용건축물이나 일정 규모(예: 공사비 100억 원 또는 특정 층수 이상) 이상의 프로젝트는 주요 마일스톤(착공 전, 주요 공정 전환기 등)마다 시공 기술사가 건축주에게 의무적으로 기술 브리핑을 하도록 규정해야 한다. GTX 삼성역의 빈 기둥은, 이 브리핑이 있었다면 시민의 눈앞에서 드러났을 것이다.
2. 특수 공법 적용 시 '기술설명서'의 법정 문서화
검증되지 않은 신공법이나 고난이도 특수 공법을 쓸 때는, 그 리스크와 기대효과를 담은 기술사의 '기술설명서'를 인허가 및 계약 단계의 필수 법정 문서로 인정해야 한다.
3. 기술검토보고서 내 '건축주 설명 확인' 절차 신설
형식적으로 제출되는 기술검토보고서의 표지나 결론부에 "본 검토 결과의 기술적 의미와 한계에 대해 건축주(발주자)에게 직접 설명하였음"을 명시하고 상호 서명하는 절차를 의무화해야 한다.
4. 기술사 '독립 자문 계약 제도'의 양성화 및 활성화
건축주가 시공계약과 별개로, 객관적인 기술 조언을 얻기 위해 기술사와 직접 '기술 자문(설명)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표준 계약서를 보급하고 제도를 홍보해야 한다. 시공사에 속하지 않은 기술사라야 침묵의 카르텔 밖에서 말할 수 있다.
5. 기술사법 개정을 통한 '설명 행위'의 공식 업무 규정
가장 근본은 법이다. 기술사법 제3조(기술사의 직무)를 개정하여 기존의 계획·연구·설계·분석·평가에 더해, 발주자에 대한 '기술적 고지 및 설명(Consulting & Briefing)' 행위를 공식적인 독점 직무로 명확히 포함시켜야 한다. 그리고 위험을 고지한 기술사에게는 작업을 멈출 수 있는 최소한의 권한을 함께 주어야 한다.

Ⅸ. 결론: 기술 중심에서 '신뢰 중심'으로의 진화
대한민국 건설산업은 큰 전환점에 서 있다. 무조건 빠르고 싸게 짓는 '단순 시공 능력'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 경쟁력은 다른 곳에서 나온다. 얼마나 투명하게 정보를 나누고 소통하는가. '신뢰 중심 산업'으로의 진화다.
다시 강조한다. 기술사의 설명 의무는 짐을 더하는 규제가 아니다. 그것은 무기다. 묵묵히 현장을 지켜 온 기술사의 보이지 않던 전문성을 마침내 세상 밖으로 꺼내, 정당하게 인정받게 하는 강력한 무기다. 동시에 그것은 GTX의 빈 기둥과 서소문의 무너진 거더를, 다시 보지 않게 하는 안전판이다.
이 제도가 안착하면 셋이 달라진다.
첫째, 건축주는 알 권리와 재산권을 온전히 지킨다.
둘째, 소모적인 법적 분쟁과 사회적 비용은 크게 줄어든다.
셋째, 시공 기술사는 종속적 지위를 벗고 독립적이고 권위 있는 전문직으로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는다.
어려운 기술을 쉬운 말로 풀어내라. 발주자와 투명하게 소통하라. 그때 우리 건설산업의 잃어버린 신뢰는 돌아온다. 알고 있는 사람이 말할 수 있을 때, 사고는 멈춘다. 시공 기술사는 단순한 엔지니어가 아니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소통의 주체다. 그 자리에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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